평화문화진지
Peace culture bunker


2015 - 2017
completed
workshop, gallery,
military facilities, observatory

location : dobong sports park, seoul
dimension : 2F, 250m, 1,875sm
architect : zongxoo u, vin kim, youngrae choi
team : aran cho, heera kang, yoonjung park

photograph : hyocheol hwang, wanki lee

“... 결국 의정부와 포천 그리고 일동을 포함한 서울의 서북부를 지나면서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여러 군사용 탱크 저지시설들의 하나로 이 아파트들이 건설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쯤 해서는 이 부지의 그리 만만치 않은 문화사적 가치 때문에 우리는 번쩍 정신이 들게 된다.

현재는 시민아파트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 3층 (1층의 대피 및 방어용 층을 포함하면 4층)의 건물은 1968년에 시작하여 1970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1개 층 6세대의 주거가 있고, 모두 5개 동의 건물이 있으니 총 90세대를 수용하는 아파트 건물들.

원래는 군인아파트로 지어져서 군인들이 거주하도록 그리고 유사시에 1층으로 내려와 방어선을 구축하도록 하려 했던 모양이다. 옥상에 올라보면 시야를 가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도봉산과 약간 멀리 북한산도 그대로 조망되고, 중랑천 쪽으로는 수락산도 그대로 조망된다…”

<공간의 문화사적 가치 : 도봉시민아파트, 진양교, 문화도시문화복지 61호, 1999년5월>

아파트와 벙커

평화문화진지(대전차방호시설)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이동경로상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곳에 지어진 군사시설이다. 1968년 착공하여 1970년에 준공된 시설로 1층에는 방호시설, 2,3,4층에는 3개층의 아파트로 구성되었고 초기에는 군인주택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군사시설임을 감추기 위해 주거공간으로 방호시설을 위장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전시의 방어시설과 평시의 주거공간. 상반된 성격의 공간으로 전시에 유효한 시설과 평시에 필요한 시설이 하나의 구조물로 건립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현황

대지는 동쪽으로 수락산과 중랑천을, 서쪽으로 도봉산을 면하고 있다. 남쪽으로 2009년에 개장한 창포원이 위치해 있고 북쪽으로 최근 조성된 동북권체육공원이 있다. 서쪽에 위치한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과 동쪽의 마들로를 통해 접근 가능하며, 마들로가 의정부까지 연장되었고, 이 신설도로공사로 인해 기존 건물의 동측 일부가 철거되었다. 10여년 전에 완공된 창포원과 이번에 새로이 만들어진 도봉체육공원과 더불어 시민들이 폭넓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예술공간을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분단과 이념갈등의 역사를 담아 전달하는 장소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5개의 벙커에서 5개의 중정을 가지는 단일화된 시민공간으로

방호시설은 총 5개의 동으로, 각 동은 내부 통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동서방향으로 약250m에 이른다. 각 동은 가로 40m*세로 14m의 규모로, ㄷ자 형태의 대전차 작전공간(전차 위장 공간과 장병의 사격 공간)과 나머지의 지원시설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획의 큰 방향은 ㄷ자의 작전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비워내고 전면에 새로운 공간을 신설하여 중정을 가지는 ㅁ자의 건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중정은 군사시설로서의 작전공간과 문화시설로서의 창작공간 사이에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과거에는 병사들의 휴식 및 업무 공간이었고 앞으로는 입주 예술작가와 방문객의 작업공간과 휴식공간으로 쓰이게 되는 공간이다. 기존 시설과 신축 시설의 사이에 위치하여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는 공간이 된. 각 동 사이에는 편의시설인 화장실, 기계실 등을 배치하여 부족한 서비스 공간을 확보하였다.

지붕에 조성된 옥상 휴게공간이 1동부터 5동까지 연결되고, 건물의 내부 공간이 2동과 3동 사이의 지하연결통로(공사중 발견됨)를 통해 연속되어 5개동이 하나로 연결되는 250m 길이의 단일 건축물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 5동의 지붕에서 신설도로의 보행로로 연결되는 계단을 계획하고, 내부에는 신설도로 하부를 통해 중랑천으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군사시설)가 신설되어 결과적으로 중랑천부터 서쪽의 1동까지 동선이 내외부로 연결되었다. ㄷ자의 기존 시설부분은 전시, 강의 등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고, 신축되는 시설의 1동에는 지원시설인 사무실, 관리실이 배치되고, 2~4동에는 예술작가를 위한 공방이, 5동에는 레스토랑이 배치되었다. 5동의 전면에는 높이 20m의 전망대가 신설되어 주변의 공원과 자연환경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잘려나간 벙커

평화문화진지가 계획되는 동시에 서울에서 의정부로 연결되는 도로가 진지 바로 옆 인접해서 계획됨에 따라 기존 벙커의 5번째 건물의 1/2정도가 잘려 나가야 했다. 그리고 도로 하부 중량천으로 연결되는 지하 통로가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 계획이 동시에 별도의 사업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는 잘려나간 벙커의 단면을 그대로 노출시켰으며 신설된 보도에서 진지 지붕으로 연결하여 시민들이 옥상 산책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새로생긴 전망대

공모전 당선이후 발주처와 군부대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전망대가 추가되었다. 처음 시작은 군부대의 전시에 관측소 역할을 하면서 평상시에는 시민들의 전망공간으로 계획하였으나, 군부대 불필요 의견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시민이 이용하는 전망 시설로만 사용될 수 있도록 되었다. 평화문화진지가 들어선 주변은 서울의 끝자락이면서 주변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현재의 전망대 높이만 올라가도 창포원, 수락산, 도봉산, 중량천등 4계절 빼어난 자연경관을 전망할 수 있다.

평화문화진지는 개장 1년만에 6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다녀갔으며 각종 문화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넉넉치 않은 예산과 공기 등 공공건축 현장에서 종종 접하게 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건 많은 관계자들의 의지와 노력, 헌신 덕분이었다.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지점, 공간적으로 남북의 공원(창포원-체육공원)과 동서의 자연(수락산-중랑천-도봉산)을 연결하는 지점에 위치한 방호시설이 그 시간적, 공간적 의미를 계속 쌓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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